떴다 떴다 비행기
2023. 10. 3. 하늘이 열린 날(開天節)
누구나 살아오면서 칭찬을 받아본 적이 있기 마련이다. 당당하게 받아야 할 칭찬도 그렇지만 막상 쑥스럽기도 할때는 비행기 태운다고들 말하지 않던가. 높은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처럼 괜시리 붕 치켜올려준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기도 하겠으나, 어쨌든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적어도 여행을 위한 경우라면 들뜨고 설레고 신바람나는 일일 것이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것도 흥분되는 일이겠지만 좀더 복잡한 수속을 마치고 난 후에야 탈 수 있는 비행기 여행이라면 아마도, 더 멀리, 더 새로운 세상에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 때문일 것이다.
무거운 금속으로 만들어진 저 엄청난 크기의 선박들이나 비행기가 각각 물 위에 떠다니고 하늘을 나는 것은 정말 얼마나 놀라운 기술의 결과치인가. 사람들은 대체로 배를 타기보다는 비행기를 더 선호한다. 물론 목적지에 빨리 도달할 수 있으니 시간도 절약되지만 쉴 새 없이 넘실대는 물결을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배는 어쩐지 바다에서 맞딱뜨릴 수 있는 많은 사고를 더 연상하기 때문인 듯하다. 어쨌든 잠시 후 펼쳐질 일들에 대한 묘종의 기대와 바램에 더 빨리 목적지에 이르고 싶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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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처음 만든 이는 미국의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로, 이들은 1903년,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제작하여 띄우는 데 성공했다. 1998년 7월, 뉴저지에 살고 있는 친구 경혜와 같이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에 갔을 때, 거기서 이들이 만들었던 비행기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관람하였다. 비상한 천재들의 발명품은 오늘날 이렇듯 전세계를 인터넷처럼 엮어내는데 엄청난 공헌을 하였다.
하루에도 수 차례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아이들은 너무도 신기해하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이 아이들은 비행기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글쎄.. 나는 언제나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생각을 하는 게 고작인데, 비행기가 날아갈 수 있기까지 수많은 과학자들의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는 정도는 되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 꿈을 갖는 것..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관심을 갖는 것들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항공박물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쾌청한 날씨로 덥기까지 한 개천절 오후에 찾아간 국립항공박물관(National Aviation Museum of Korea)은 2020년 7월 5일 개장한 곳으로 서울특별시 강서구 하늘길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항공기 엔진을 형상화한 건축물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비행학교 개교 100주년인 7월 5일에 맞춰 개관한 지 겨우 3년된 따끈따끈한 곳이다. 대한민국 항공 분야의 산업, 역사, 생활에 관련된 항공기와 유물 등을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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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조종사들 코너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의 조종사들은 주로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비행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장부로서의 기개를 전투기에 싣고 나라의 독립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 중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비행사 권기옥도 포함되어 있다. .권기옥은 1901년생으로 평양에서 출생하였으며, 숭의여학교 졸업반 때 3·1운동이 일어나 만세 시위를 하다 유치장에 구류되기도 하였다. 학창시절인 1917년 미국인 스미스의 곡예비행을 보고 비행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키웠으며. 1920년 상하이[上海]로 건너가 망명생활을 하면서 중국어와 영어를 배우는데 열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당시 임시정부는 육군 항공대 창설과 비행사 양성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에 권기옥은 항공학교에 임시정부 요인의 추천으로 입학하여 1925년 2월 항공학교를 졸업하고, 최초의 조선 여성 비행사가 되었고, 독립운동가로서 활동했다.
노백린 장군 桂園 盧伯麟, (1875~1926) : 이 전투기를 타고 일제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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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안내를 설명해 주는 도슨트는 전직 파일럿으로서 조종사 복장을 멋지게 입은 깔끔한 외모만큼이나 설명을 잘 해 주셨다. 우진 우성이도 다른 관람객들 틈에 끼어 졸졸 열심히 따라다녔다. 비행기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크기는 매우 작은 편으로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게 특색이랄 수 있다. 게다다 예쁜 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들이 대부분으로 오늘날의 점보여객기와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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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체험에 도전한 우진이. 90분간의 체험인데 그중에 단 한 번의 슬라이딩 비상탈출 체험 빼고는 모두 다 설명을 듣는 시간이었는데, 초등학생의 수업시간이 40분인 것을 감안하면 90분동안의 설명시간은 너무 길었다. 아이들에게는 항공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측면에서 보면 실제적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부모들에게는 지루하였다.
비상탈출을 위한 슬라이딩을 제외하면 보잉737 기내로 꾸며진 장소에 앉아서구명정 타기, 구명조끼 사용법 등에 대해 꼬박 말로만 설명을 들어야 한다는 게 흠이랄까.
하늘을 나는,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실어나르는 항공기를 한 곳에서 가장 많이 돌아보면서 꿈을 키워보는 공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