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작은 고모 생일날
라일락74
2011. 11. 21. 08:43
몇 년만에 작은고모 생일이라 후암동에 갔다. 한 성격 하는 J 오빠와 부딪치는 게 마뜩찮았지만 노령의 고모가 모처럼 전화를 하셨으니 못 이기는체 하고 저녁 나들이를 했다. 작은아버지를 비롯해 아버지 형제분들이 모였다. 다들 모였는데 그 자리에 57세, 69세의 나이로 하늘로 가신 우리 아버지 엄마는 계시지 않았다..
반갑긴 했는데 참.. 사람들의 성격은 정말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거구나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기분 좋은 저녁식사 후 배웅을 굳이 나오겠다는 고모.. 아픈 다리 이끌고 나오지 말라는데도 못내 아쉬워 가는 사람들 잠깐이라도 더 보려는 걸 덩치 좋은 손자녀석이 할머니를 덥썩 업고 내려오다 그만 1층 맨 아랫 계단에서 나자빠지는 사고가 발생.. 고모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한 발자국도 못 움직였고, 자신도 발목을 삐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할머니와 식구들에게 미안한 터라 방 구석에서 고개 숙이고 있는 손자 녀석이랑.. 참.. 운수가 별로이구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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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제 와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우리 인생은 짧기만 한데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