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인쯔 토니'...
July 6, 2012
靑雲의 꿈을 안고 독일로 건너간 나의 작은딸 또니.. 불과 몇 달 괴테어학원 다니며 독일어 준비만 겨우 하는 시늉하다가 독일행 비행기를 탔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원에 합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절절이 느끼게 되었다. 독일 북부에서 저 남부에 이르기까지 물어물어 여러 대학원 문을 두드렸으나 대학원 시험 결과가 몇 번씩 불합격으로 이어지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 모두 기진맥진하였다. 한국에서 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뭐 있을까? 괴로워할 딸애를 생각하면 정말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많은 이들에게 중보기도를 부탁했고, 나도 엎드렸다. 이번 시험에도 pass 하지 못하면 돌아올 것을 각오하였고, 그것도 아예 전공마저 바꿀 각오도 되어 있었다고 들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있던 학교인 마인츠 대학원의 합격자 발표가 가까웠는데도 연락이 없다. 정선이가 조금은 희망을 갖는 것처럼 전화를 해 오긴 했기에 은근히 이번 만큼은 하는 기대도 했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었다. 동생네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묵었던 지라 아침 일찍 출근 준비를 하고 있던 시각이었는데 그 때 #함영주 권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아, 좋은 소식 아닐까? 그 때 뭔가 나보다 먼저 정선이에 대한 소식을 들었나보다 싶던 예감이 맞는 순간이었다. 오.. 축하해... ! 마인츠 대학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는 딸로부터 미리 또니의 합격 소식을 들은 함권사가 궁금해 하고 있을 내게 일찌감치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나는 너무 기뻐서 큰 소리를 내며 엉엉 울었다. 그리고는 방 바닥에 엎드려 기도 드렸다.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나의 둘째 녀석 심정선이가 독일에 간지 1년 9개월만에 Mainz 대학교 음악대학원 시험에 합격하였다.
너무 버거워... 이젠 아예 버리고자 했던 바이올린을 다시금 붙잡을 수 있게 되었다..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지라... 딸의 합격이 얼마나 기쁜지요..
남들처럼 예중, 예고 나와서 화려하게 音大에 입성한 게 아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특활반에서 겨우 1주일에 한 번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서 고2 정도까지 대학생 레슨만 받은 게 거의 대부분일 만큼 레슨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던 터이고, 그저 중고등학교 내내 청소년 교향악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늘 바이올린을 접한 게 전부다. 그나마 대학에서 전자공학과 1학기만 마친 채 과감하게 휴학계를 내고 바이올린을 다시금 시작하여 음대 진학을 한 터였기에 재능은 타고 난 것 같긴 하지만 연습 분량은 물론 악기 마련 등 이만저만 부족한 게 아니었다.
교회의 많은 분들이 또니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번씩 실패하고나니 더 이상 기도를 부탁할 용기도 없었다. 하지만 진실된 중보기도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기도와 축하를 해 준 분들... 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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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일정표를 만들어 몇몇 분들에게 주고 기도를 부탁했었다.. 그리고 Mainz 대학원으로부터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분들의 기도가 헛되지 않았음을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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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를 넣은 대학을 찾아다니며 시험을 치를 때마다 처음과는 달리 시험 불안이 엄습해 오고, 웬만해서는 무대에서 별로 떨지 않는 아이가 점차 손도 가슴도 덜덜 떨려온다고 했다. 그리고 더 이상 시험을 치를 대학이 많지 않을 무렵 또니는 이제는 바이올린을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 같았다. 한국에 오면 대학원에서 전공을 독일어로 바꿀 준비를 해 온 걸 합격 후에야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음악을 공부하게 해 주셨고... 독일로 유학의 길을 인도해 주셨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로부터 그 길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던 터라 그야말로 나의 헛된 욕심 때문에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 거 같아서 자책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얘네들이 인내할 기력이 없구나 싶어 하시고 주님께서 딸에게 고통 후의 기쁨을 허락하셨다. 인내의 끝은 이렇게 달콤합니다.. 물론 이제 시작입니다...
남들보다 나이도 많고... 악기 시작도 남들과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게 늦고 정말 많이 부족하지만.. 딸애는 많이 성숙해졌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7월 25일 마인츠 또니가 서울에 온다. 우리 가족의 기쁨이 되어 준 딸내미 .... 이젠 '만하임 또니'에서 '마인츠 또니'로 새롭게 비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