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아이 婚事를 앞 두고
2015. 1. 30 (金)
겨울 방학도 이제 끝자락에 와 있다. '한양 성곽을 만나다' 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교사 직무 연수를 받을 때의 즐겁고 보람 있던, 어찌나 재미있던지 배우는 게 행복하다 외치던 1 주일 간의 기간을 빼고는 거의 3 주 내내 집안 보수 공사에 온 몸을 끌고 다녔다. 허리, 팔 ... 지친다. 모처럼 밝은 햇살이 거실 가득하여 잠시 쉬고 있다.
벽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핀 걸 알게 되었고 이를 빌미로 아예 약간의 리모델링 Remodeling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큰딸의 혼사를 앞 두고 있던 차에 어차피 짐 정리를 해야 했는데 시기적으로 맞물려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딸 애의 옷가지를 챙기며 짐을 내 보내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를 여러 차례. 온통 짐 보따리로 쌓여 있던 옷 방에서 딸 애의 짐을 대충 꺼내고 보니 조금 헐렁해지는 여유가 생겼다. 방학이지만 거의 대부분을 보충 수업으로 인해 음성에 내려가 있는 딸 심정민. 어릴 때부터 늘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말해 무엇하랴. 음성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중인지라 서울에 오가는 것도 바쁘기만 하여 뭐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다. 게다가 그닥 따뜻함을 보여 주지 않는 상황들 때문에 마음 불편한 터에 나는 다시금 울컥해 진다.
주말이면 서울에 올라 와 겨우 이것 저것 진행해 왔고 오늘 오후에는 예식 때 입을 드레스를 보러 딸들과 함께 청담동 나들이를 하였다. 서른 셋이 넘도록 결혼도 못 하고 있던 지라 그 얼마나 마음을 졸이고 힘들었던가. 그럼에도 막상 내 딸 애를 내 집에서 내 보낸다고 생각하니 시원하기보다는 서운하기 그지 없다. 기껏 키워 놓고 어느덧 혼기가 차니 안달복달 하기를 몇 년 째 . 남들 혼인 시키는 것 마냥 부러워했건만 .....
혼자 근무하는 방인지라 아무 눈치도 안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는지라 마음 놓고 울기도 여러 차례. 딸 애가 예식 날짜를 잡았다고 전화로 알려 왔을 때 왜 그렇게도 가슴이 떨리던지 모른다. 고마움일까? 두려움일까? 어이 없음??
만난 지도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날짜를 잡았다고??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싶어 허둥댔다. 그리고 막상 내 딸이 내 곁에서 일단 떨어져 나간다는 생각으로 엉엉 울었다. 콧등이 시큰하고 갑작스레 고여오는 눈물이 눈 가장자리마저도 압박해 왔다.
다행이다!! 고맙다!! 안타깝다!! 서운하다!!
at the Dress Fittig Room
커튼이 젖혀지면 디자인이 다른 여러 종류의 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너무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新婦가 서 있었다. 고결해 보이는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눈 앞에 서 있는 딸 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자 나도 모르게 그만 너무도 아름다워서 오!! 오!! 탄성을 질렀다. 그러할 진대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을 보고 있는 새신랑은 또 얼마나 속으로 감탄해 하고 있을 것인지...
자연스레 그 옛날 내가 결혼할 무렵을 떠 올리게 된다. 겨우 스물 다섯 나이에 나는 부모님 곁을 떠나왔던가. 그리고 지금껏 얼마나 잘 살아왔는지??? 숱한 눈물이 얼마나 많았는가?? 서러운 것도 아닌데 왜 이다지도 눈물 콧물 다 흐르는지.... 내 몸에서 소중한 그 무엇 하나 뚝 떨어져나간 듯한 허전함이 당분간 지속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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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 딸과 내 딸을 사랑해 주는 고마운 사위 |
내 어여쁜 딸 |
내 여쁘디 여쁜 두 딸들 심정민, 심정선 | 금세라도 '엄마' 하고 나타날 것 같은 모습 .. 왜 눈물이 나는 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