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작은딸 심정선, 또니가 연주하는 찌간느('Tzigane' by Moris Ravel)

라일락74 2015. 2. 3. 21:11
 
 민영이 이모,
박진원 여사
  바쁜 시간 내 준 고마운 분들과 함께
잠실교회 조강희집사, 함영주권사 내외분
곽재남 집사 송미경권사 내외분

 

 

  2014. 11. 25 

  2014. 11월 25일(화)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신인예술인들과의 만남'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작은 신인음악회가 열렸다. 그 중 맨 마지막 연주자로 정선이가 '찌간느'(모리스 라벨 曲)를 연주하였다. 독일에서 귀국한 지 3 개월도 채 안 되었으니 따끈따끈한 연주자라고 하던 어떤사람들의 말마따나 나의 작은 딸내미 정선이가 멋지게 음악회를 빛내 주었다. 그 음악회는  某 대학 졸업생들 위주로 꾸며진 연주회였는데 연주자들의 기량이 그다지 높지 않은 터여서 여러 사람들에게 초청을 할까말까 할 정도로 마땅찮았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람. 독일에서 대학원 석사 학위를 얻고 바로 귀국한 내 딸이 찬조 출연하여  그 동안 닦은 기량으로 세련된  연주를 할 테니.. 딸 외에도 찬조 출연을 한 타교 출신 연주자도 몇 명 있었다. 

 

 

모리스 라벨 / 찌간느... Maurice Ravel - Tizigane

  음악회에서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이  바이올린을 어깨에 얹고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노라면 청중들도 연주자와 동화되는 듯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열정적인 느낌을 주는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연주자가 내 딸이라는 사실이 흐뭇하다

  조용하면서도 긴장감이 딸려나오는 듯한 선율이 낮게 속삭이듯 연주가 시작되었다. 찌간느(Tzigane)는 집시(gypsy)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佛語)이며, 독일어로는 찌고이네르(Zigeuner) 이다.  구슬픈 듯 하면서도 강렬한 선율로 바이올린의  카덴짜로 시작되는 환상적인 곡이다.  카덴짜는  오케스트라, 혹은 피아노 반주를 멈추고 오로지 바이올린 솔로의 기량을 멋드러지게 보여주는 즉흥 연주 구간을 말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금세 흠집이 나고 마는, 신중하고도 집중력을 최대로 발휘해야 하는 연주다. 집시들의 춤을 묘사한 것이라고도 하는데 빨간 드레스와 퍽 어울리는 걸 어쩌냐..  

 

정선이의 바이올린 연주를 축하해 주기 위해 우리 가족 외에도 16명이나 와 주었으니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너무도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의 바이올리니스트 #심정선이 바로 내 딸이다.

 
    때 마침 뉴욕에서 온
내 친구 경혜와 같이

 

 

딸 아이의 독일 유학 생활 4년이 금세 흘러갔다. 또니가 없는 4년을 어찌 보냈나 싶다. 사랑스런 내 딸...을 보내 놓고 꺼이꺼이 울며 보낸 숱한 나날들이었다.  퇴근 후 혹은 늦은 시각 집에 들어오면 텅 빈 어두운 거실에서 딸 아이를 그리워하며 툭 하면 눈물 바람이기 일쑤였다.  그 새 큰딸 심정민은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삼성중학교에 발령을 받아 음성에서 자취를 하는 중이었으며,  아들내미 준용이는 공군 복무 중이었기에 주중에는 집안이 늘 썰렁했던 것이다. 

 

  이제 귀국 연주회도 갖게 하고 싶다. 그런데 또니는 퍽 자신 없어 한다. 워낙 바이올린을 잘 하는 이들이 널리고 널린 것을 잘 알고 있는 또니는 막상 귀국해서도 이렇다 할 연주 단체에 들어가지 못하고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음악적 재능이 있는 딸이 아닌가. 마음대로 調 옮김을 하면서 피아노를 칠 줄 아는 데다 또 3 개의 화음을 듣고 금세 무슨 음정인지 정확하게 아는 그런 음악도가 아닌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