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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다시 오실 <메시아>

라일락74 2024. 1. 1. 12:25

                     메시아 연주 - 2023. 12. 17 잠실교회 성탄축하음악회

 

시간은 너무도 빠르게 지나 어느덧 성탄절과 함께 또 한 해의 끄트머리에 와 있다.  언제고 아쉽고 안타깝지 않은 적 없지만 올해는 엄청나게 힘들었던 한 해다.  

 

우리 잠실교회는 오랫동안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성탄축하음악회>를 열어 왔다.  올해는 라스트 last 메시아 연주? 로서 특별히 장로회신학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오후 예배를 겸한  <메시아> 연주회를 가졌다. 올해로 메시아 레파토리는 마지막으로 한다니 그만큼 교회에서 심혈을 기울여 마련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춥기도 했고, 참석한 성도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잠실교회 연합찬양대

 

몇 년 전부터 헨델(G. F. Handel)의 오라토리오 Oratorio <메시아 Messiah>를 고정 레파토리로 연주했었고, 이를  4개 찬양대가 각각 주관하면서도 더 좋은 연주를 위해 연합성가대로 꾸려졌다. 올해는 1부 시온성가대가 주관하여 많은 분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저녁식사 및 간식 준비, 무대 준비 뿐인가..  나야 그저 마치 대접받는 기분으로 연습에 참여했을 뿐이라 봉사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연합찬양대 구성 덕분에 한 번도 빠짐없이 메시아 연주에 참가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이렇게 귀한 시간이었으나 찬양대원들의 연습이 부족하여 연주회 당일에도 여기저기서 삑싸리 나는 등 악보를 소화하지 못한 티가 난 것은 아쉽기만 하다.  매주 토요일 다섯 차례 정도 모였기 때문에 연습시간이 빠듯하여 200여명이 모여 소리를 만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합창의 기쁨도 크지만,  외부에서 초청된 솔리스트들의 독창곡이나 이중창을 듣는 것은 <메시아>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소프라노의 화려하고 기교있는 높은음, 풍성하고 깊은 음색의 앨토.. 물론 테너까지 메시아를 감동으로 이끌었다. 찬양대원들의 하얗고 까만 복장을 배경으로 한  여성솔리스트들의 화사한 연주복은  단연코 <메시아>를 돋보이게 했다.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오 작품번호 HWV 56 <메시아>는 바로크음악의 정수를 보여준다. 1741년 8월부터 9월 중 단 24일만에 작곡된  이 작품은 헨델 생전에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1743년부터 그가 죽기 직전인 1759년까지 여러 차례 연주되었는데,  <할렐루야>를 부를 때 작품에 감동된 국왕 조지 2세가 기립하였던 이후 이 곡이 연주될 때는 청중들 모두가 일어나는 관행이 생겼다.

 

오라토리오는 줄거리가 있는 음악으로, <메시아>는 구약성경 이사야서 40장 말씀을 곡으로 만든 것이다.  3부 전 곡을 연주하는 데만 두 시간 이상이 걸리므로 선곡하여 연주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특별히 성탄절 무렵 많은 교회에서 앞다투어 메시아를 연주한다. 

 

1741년 겨울, 여러 안 좋은 상황에 절망과 쓸쓸함에 놓여 있던 노년의 헨델은 시인인 찰스 제넨스로부터 작곡을 부탁받는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이사야 서 말씀에 감동받은 그 즉시 악보를 그려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24일 동안 작곡에 몰두한 끝에 대곡 <메시아>가 탄생되었다. 헨델은 자신의 어려웠던 상황을 생각하며 절망 중에 놓인 이들에게 메시아를 소개하려 했다고 한다.

 

<메시아>

1부. 예언, 탄생

2부. 고난, 부활

3부. 심판과 다시 오실 예수님에 대한 소망

1. 신포니아

2. <내 백성을 위로하라> , <모든 골짜기가 메워지리라> 로 된 너무도 아름다운 독창곡이 연주되고, 이어  <주의 영광>, (만군의 주 말하리라 주 오시는 날 견뎌낼 자가 누구냐 ) <깨끗하게 하시리> <오, 기쁜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여> <우리를 위해 한 아기 나셨다> (전원교향곡, 주의 천사가 저희에게 임하시니, 갑자기 천군이 나타나서), <그 멍에는 쉽고 그 짐은 가벼워>.. <양과 같이>, <문들아, 머리들라>, <할렐루야>, <주께 영광> (기뻐하라 시온의 딸들아), <죽임 당하신 어린 양>등으로 합창곡 독창곡으로 꾸려졌다. 

 

『sinfonia』 바로크 시대의 기악 합주곡. 오페라나 칸타타 등의 성악곡의 앞부분이나 중간에 삽입된 기악곡

 

<메시아>는 명료하면서 일정하고 규칙적으로 결합된, 마치 기계적인 듯 대비되는 선율로 조화를 이루는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곡 중 대부분을 이루는 ‘멜리즈마’ 선율을 표현하는게 어려워서 각 파트 별로 모여 연습하고 전체 성부를 맞춰보고 했다. 수 년이 흐른 지금은 거의 소화될 만큼 익숙해졌는데 올해로 <메시아> 는 더 이상 선곡의 대상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봤을 때 서운함으로 이번 연주에 더욱 정성을 다 해 하나님께 올려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였다.  합창곡도 그러하지만  특히 ‘모든 골짜기가 메워지리라’ 는 테너 독창곡은 들을 때마다 심금을 울린다. 

 

연주에 앞서 림형천 담임목사님께서  ‘메시아'는   이사야(Isaiah)서 1~39장(심판) 40장~66장(회복과 소망) 중  40장 1절부터 곡을 붙인 곡으로    '내 백성을 위로해' 부터 시작하여 '골짜기' 등 '메시아' 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셨다.

 언제 들어도 아름다운 테너 독창곡인, 40장4절 말씀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에 대해 , ‘골짜기’는 주로 음침하거나 좋지 않은 것을 상징한다. 성경에 언급되는 ‘골짜기’는 주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죽음의 골짜기.. 아골 골짜기’ 등.. 골짜기는 두려움과 고통, 어둠을 상징한다고 말씀하셨다

 

메시아가 세상에 오심으로 인해 이러한 모든 골짜기들이 메워지고 평평해진다는 말씀이 새삼 은혜가 되었고, 깊은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평탄케 해 주시겠다는 소망을 주심에 위로가 된다.

 
 
 
 
 
 
     

 

성탄 축제 음악으로 전세계적으로 연주되는 <메시아>, 잠실교회 찬양대 역시 성탄음악회로 부응했으며, 거의 7년여 동안 <메시아> 음악회에 참석했던 기쁨을 누렸다. 그만큼 시간은 많이 흘렀다는 것이고, 들추고 싶지 않은 노년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다. 늙는다.. 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정말 우중충하고 마주하고 싶지 않으니 ‘나이 듦’으로 애써 말해본다. 그래도 목소리는 가장 나중에 늙는다고 하니 이렇게 합창에 동참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올해 마지막 메시아 연주라고 하니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