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2 권 들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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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책의 제목인 '군함도'가 뜻하는 게 어떤 건지 전혀 알지 못 했다. 그랬으니 이곳이 일본 나가사끼에 있는 섬이라는 것 조차도 몰랐다. 일제 치하 말기 전쟁에 혈안이 되어 있던 일본은 1938년 국민총동원령을 내리고 조선인 강제동원에 박차를 가한다. 여기에 동원된 연인원이 무려 7만 여명이라고 한다.
전쟁의 패망이 점점 다가올 무렵 군수물자와 군인 및 노동력을 더욱 필요로 하게 되자 감언이설과 반 강제적으로 끌려간 조선의 젊은 청년들은 학도병으로도 모자라 징용공으로 끌려가 지독한 구타와 매질을 당하며 노예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 작가는 치욕적인 식민지 역사를 소설 속에서 증언 및 조사를 바탕으로 사실을 허구화 하였다.
하시마 탄광이 바로 이곳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니 부끄러워진다. 말로만 듣던 조선인들의 비참했던 삶의 현장의 한 곳이 바로 하시마 섬, 마치 군함軍艦 처럼 보인다고 해서 군함도로 불리웠던 곳,으로서 유네스코에서 '세계 7 대 끔찍한 곳'의 하나인 하시마 탄광촌이 바로 그곳이다. 그러나 미쯔비시 중공업이 군함도를 사들여 탄광사업으로 돈을 벌었고 최초의 아파트를 건축하였으며 일본 산업화의 산물로 일본의 근대화를 이룬 것으로 자랑하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참으로 분하고 원통할 일이다.
군수물자를 대기 위해 조선인들을 착취하고 그것도 모자라 채찍으로 때리고 노예만도 못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면서 군함도에서 오직 일본을 위해 군함도에서 강제노역을 하다가 몹쓸 병을 얻거나 얻어맞아 죽거나, 혹은 자살로 군함도에서 생을 마감한 수 많은 조선인들.
역사 속에 묻혀버릴 뻔 했던 일본의 만행은 그나마 살아남은 몇 몇 사람들의 증언과 일부 양심적인 일본인의 기록물 공개로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작가 한수산은 책의 말미에 '작가의 말'에서 '군함도'가 쓰여진 배경을 자세히 쓰고 있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장장 27년 동안 소설을 위한 자료를 모았으며, 작품으로 나오기까지는 중앙일보에 '해는 뜨고 해는 지고'라는 장편소설이 참담한 실패 이후 이 작품의 첫머리만을 살린 채 개작에 개작을 거친 후 2016년에야 빛을 보게 된 것으로 고백하고 있다.
은폐의 바다에 떠 있던 폐허의 섬 군함도가 2015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하시마 탄광의 유구(遺構)'라는 이름으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의 하나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참으로 상상조차 하지 못할 온갖 만행을 저지른 일본은 우리나라에 사죄는 커녕 여전히 엄연한 사실조차 은폐하기에 여전히 급급하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주위에 알리기 위해 카톡 프로필 사진에 '군함도' 책을 올려 놓은 분이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동원중학교 김창규 교감선생님이 바로 그 분이다. 한 명의 학생이라도, 한 명의 교사라도 더 읽게 하고 싶어 학교 도서관에 '군함도'를 여러 권 구입해 비치하게 하고, 또 이번 여름 방학에 '군함도'를 읽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가사키 견학 프로그램을 성사시키기에 이를 만큼 그 관심이 지대하였다. 한 사람의 노력과 수고가 가져 온 결과물들이다. 보다 많은 이들이 참으로 가혹했던 일본인들의 만행과 그로 인한 끔찍하고 비참했던 강제 징용자들의 삶'을 통해 암울했던 역사를 재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전쟁의 광분으로 날뛰던 일본은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에 의해 항복하게 된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Little Boy' 보다 1.5 배 더 강력했던 나가사키에 떨어진 'Fat Man'은 나가사키를 초토화 하였으며 일본인들과 강제징용자들이던 2만 명 이상의 조선인이 죽었다. 당시 일본인들은 천황 폐하를 위해서라면 어떤 죽음이라도 달게 받는다는 정신적 무장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들은 가미가제 자살 특공대들이 자폭하면서 미군 기지를 폭파하는 전무후무한 전쟁광이었음을 보여주어 전세계를 경악케 했다.
중학교 1학년 아이가 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군함도'를 보더니 자신도 읽었다며 아는 체를 한다. 어떻게 군함도를 알게 되었냐고 물으니까, 초등학교 때 읽었던 만화에서 군함도에 대해 그려진 내용이 있었는데 도서관 신간본 꽂이에 있는 책을 보고 익숙하게 생각되어 읽었노라고 하였다. 그 어린 학생도 이미 알고 있던 군함도에 대해 이제야 알게 된 자신이 좀 부끄러웠다.
기회가 될 때마다 많은 이들에게 '군함도'를 한 번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일본... 일본이 대륙을 삼키려는 크나큰 야심을 꿈꿀 때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땅인 우리나라를 그토록 괴롭혔던 나라.
임진왜란도 모자라 아예 일제 식민지로 숨 죽여야 했던 우리 민족...
20세기의 4대 천재라고 불린다는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인간의 본능을 성적 욕망이자 삶의 욕망인 <리비도 Libido>와 이와 대립된 죽음(파괴)의 본능(충동)인 <타나토스 Thanatos>를 말하고 있다. 이것은 맹자의 <성선설>이나 순자의 <성악설>과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늘 생각되었는데, 전쟁이나 싸움, 사건 사고 등이 빈번한 것을 보면 인간에게는 죽음의 본능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을 죽이거나 파괴시키는 게 더 들어맞는 것 같다.
p. s. : 2017. 7. 17 일에 동원중학교에 한수산 작가가 내교하여 학생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군함도'를 쓰게 된 배경에 대한 강연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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