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3 (Fri.) 휴머니스트 74 모임 / 압구정동 '삿뽀로'

    2014. 1. 4 (금) 일식집  삿뽀로에서....  74 휴머니스트회 同期 모임
  74 Hu 동기들이 뭉쳤다. 하마터면 이번에도 못 만날 뻔 했으나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덜 바쁜 내가 총무 노릇 열심히 하여 겨우 만남이 이루어졌다. 작년 11월 14일에도 김영신이가 정동 근처 분위기 멋진 집에서 맛있는 wine 과 식사를 동기들에게 대접해 주었는데 이번엔 이범희가 그런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년말 모임이 무산됨에 따라 새해 벽두부터 만나자 했다. 75년 겨울방학 농촌봉사를 함께 떠났던 동기들이라 모임의 가장 큰 공통분모는 역시 '겨울 농촌봉사 활동'이다. 군청에서 내 준 트럭을 타고 충북 영동군 자계리 마을로 향했던 추운 겨울날에 만났던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그 젊은 피들이 어언 38 년이라는 세월 앞에서 모두들 흰 머리 숭숭 날리며 모인 것이 고맙기까지 하다. 각각 자녀들도 그 옛날 우리들 나이를 훌쩍 넘다 못해 이젠 손주도 보고 또 결혼도 시킨 동기들도 있다.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똑똑이들 74 Humanist 회우들 . JTBC 전무로 승승장구하는 김영신, 고려대 교수 유문찬과 서울대 이범희 교수,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시절 우리를 열심히 춘천으로 불러 맛있는 걸 대접해 준 김시환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간암 수술 이후 몸을 사려야함에도 불구하고 멀리 춘천에서 달려온 철학적이며 촌철살인적 글귀로 가끔 우리를 놀라게 하는 건축학도였던 순둥이 차만국 회우, 기상청 국장으로 재직 중인 똑똑하기 그지없는 女人 권원태 박사, KIST 에서도 잘 나가는 고분자공학박사  황승상 .. 그리고 기간제교사로 고군분투하는 나  이선숙. 
  75년 대학 2학년 겨울. 충청북도 영동군 자계리 마을 농촌봉사 활동 중 나는 극심한 감기로 목구멍에서 피까지 토할 지경으로 기침을 심하게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머리를 감으려던 나에게 더 감기가 도진다며 머리를 못 감게 말리던 영신이는 영 고집부리는 나를 향해 '죽어, 죽어' 죽으라며 따뜻한 동료애를 담아 화를 냈었는데 사실은  그 지청구가 내심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김영신 본인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마냥 순둥이 같지만 그 당시 카리스마 넘치는 농촌봉사대 대장은 바로 차만국. 대학2년 당시 겨울농촌봉사 활동 선발대로 나섰던 김시환과 노르웨이대사관 상무관 이길원(길원이가 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안타깝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불러 주던 동요까지 기억해 내는 범희, 내게 겨울철 오리온 별자리를 알려 주었던 후배님 승상이 농활 멤버들이다.
  우리 동기들은 각자 전문 분야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는 친구들인지라 함께 모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74 모임을 갖기까지 나름대로 浮沈이 있어 서로에게 다소 거북했던 순간이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정년을 앞두기까지 가장 열심히 일했던 나이였던지라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었다.  그러니 많은 인원이 함께 만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반가운지..   더러는 내게 핀잔을 주는 이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좋은 사람들이니까.              

01 !!		02		03
乾杯 !!		table setting		again!!!

 

    2014. 1. 23(목) 여의도 '산하'

 

  바로 그러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워 하던 차에 겨울 방학을 맞아 멀리 순천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있는 채원병이 上京. ㅋㅋ 이번에도 역시 JTBC 김영신 동기가 지난 해 11월 정동 Urban Garden에서의 근사한 정찬에 이어 여의도에 위치한 만두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사 주었다. 넉넉하게 밥 사 줄 수 있는 동기를 두어서 좋다며.. 원태, 영신, 시환, 규일, 문찬, 원병 그리고 선숙  또 이렇게 만났다.
  이제 멀리 전라도 어디 산방에서 만나든지 .. 아니면 뱅기 타고 날아가던지 하자고 슬슬 분위기를 띄워 봐야지... 시환과 나는 그 말을 하려고 자꾸 들썩거렸지만 조금 시기상조인지 싶어 말을 꺼내다 말았다.  우리 Humanist 74 모임은 늘 이렇게 아슬아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