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st

휴머니스트회 74학번 동기 모임-2017년 2월

라일락74 2017. 3. 28. 09:44

 

 

     2017년 1월 12일 

     휴머니스트회 74학l번 회우들의 모임이 있었다.  대학 1, 2학년 때 휴머니스트회 써클에서 만났던 친구들로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니 40년도 더 오랜 기간을 알고 지낸 셈이다. 참으로 각별한 사이가 아닌가.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점점 더 모임을 갖는 것을 기대하기는 점점 어려워보인다. 

 

이들은 저마다 각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가로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친구들이다.  그러나 여러 모로 다들 여유가 있을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서로 간에 마음이 많이 멀어진 것 같다.  어쨌거나 지난 연말 74 동기들 카톡방에서 안부를 묻는 과정에서 삐죽삐죽 아는 체를 하더니 前한국은행춘천본부장 김시환이 현직에 있는 누군가가 밥을 사라며 조만간 만나고 싶다는 내색을 그런 식으로 한 수 던졌다. 그 때 뜻하지 않게 막 자녀를 결혼시킨 고려대 류문찬 교수가 자신이 밥을 사겠노라며 okay 로 화답하였다. 하하 호호!!!

 

    성실한 경제학도 최규일 회우가 추천한 음식점 ' 호이리거'에서 74학번 동기들과의 만남은 그렇게 해서 이루어졌다.

 종로구 사직동 재동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집으로 메인 홀 옆에 뜨락도 있는 괜찮은 분위기의 음식점으로 오스트리아에서 organ 을 공부했다는 안 주인의 인상이 푸근하고 좋아 보였다.  홍합 국물에 찍어 먹는 호밀빵, 슈바인 학세(Schwein Shaxe), 생맥주 등 외국에서 공부한 동기들이 열심히 음식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10여 명 되는 동기들 중  겨우 5 명이 모였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좋았다. JTBC 방송국에서 내로라 하는 김영신 전무는 아버님이 위독하시다 하여 나오지 못 했고... 또 서울대 이범희 교수님은 아예 답문도 없었지만 .... 

 그리 길지 않은 인생길을 돌아보면 지나 온 길이 훨씬 긴데... 조금은 교만에서 떠나 순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도 똑똑한 기상학 박사 권원태가 제주도에서 근무를 하기에 그럼 이 틈에 다음 여행을 제주도 1박2일 MT 를 계획하자는 말이 나왔다. 괜시리 흥분하여 그거 좋겠다고 했지만 나는 알고 있다. 74학번 회우들의 제주도 여행은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74 동기들은 너무 똑똑해서 단합이 어렵다는 것을.... 모두 제 갈 길 뚜렷하여 개성 만 점이라는 것을.....

 

    아무튼 음식은 참 맛있었다. 나는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건만 헐  헐......  슈바인 학세'에 홀딱 반했다. 돼지 뒷다리인지 앞다리인지를  바베큐 한 것인지... 맛이 일품이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농부들이 즐겨 먹는다는 말에 아니, 그 나라 농부의 삶은 참으로 푸짐하구나 싶었다.   홍합 국물에 적셔 먹는 빵도, 짭짤한 양배추 절임, 샐러드 등 정말 맛있는 음식을 놓고 오랫만에 74 휴머니스트회 회우들이 모여 나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동기들은 음식에 관해서도 일가견이 있었다.  맥주 한 조끼를 시켜도 어찌 그리 맛있는 맥주의 이름도 잘 알고 있는지.  당장에 '필스너' 를 주문한다.. 나는 기껏해야 Guinness 정도 아는데...나도 그 틈에 한 잔... 이럴 때 마시는 맥주는 정말 맛이 좋다. 

 

    필스너 우르켈은 체코를 대표하는 맥주이자 필스너 스타일의 선구자이자 원조. 우르켈(Urquell)은 원조라는 뜻이고,   체코 서부 플젠(Pilsen, Plzen)이라는 地名에서 따 온 맥주로 쌉쌀한 맛이 특징인 듯하다.

 

    여기서 끝... 권원태와 광화문 쪽으로 걸어나오면서 74 남자 동기들은 왜 그렇게 잘 났을까? 하였다. 물론 권원태는 굉장한 여성이지만... 어둠이 깔린 광화문 길을 뒤로 하고 이미 정해진 답안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