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호모 에로스>
공부를 해야.. 쿵푸를 하는 인생이야말로 진짜라고 말한 <호모 쿵푸스>를 읽은 후 곧바로 <호모 에로스>를 골랐다. 왜냐? 내가 이 나이에 '사랑, eros', 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통찰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역시나 이 책 속에도 베껴두고 싶은 귀절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있다.
니체가 말하기를 사랑하다 헤어지게 되는 사람들은 대체로 통찰 대신 원한의 굴레 속으로 몸을 던져 버리는 그 원한의 정신이야말로 弱者요 노예 정신이라고 말햇다는데... 이는 무엇보다 모든 원인을 남의 탓, 세상 탓으로 돌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 운명을 망친, 나를 슬픔 속으로 몰아넣은 모든 원인이 나 자신으로부터가 아니라 他者라면 당연히 내가 내 운명의 주인공이 아니므로 노예라는 것이다. 참 그럴 듯하다. 내가 슬프게 되는 원인은 사랑하는 상대 때문이라는 게 당연하다는 내 생각에 일침을 가한다.
"사랑의 고통으로 힘들어 할 때 어설픈 위안을 버리고 아플 만큼 충분히 아픈 것'이 낫다라고... 문제는 그 아픔을 불행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 연인이 헤어질 때도 결별 자체가 어쩌면 축복이 될 수도 있는 경우가 있다니 충격과 아픔이 동반되긴 하지만 그것이 삶을 유지하는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이 흐른 후 나를 버리고 떠난 이들에게 감사하는 순간이 도래될 수도 있다는 말에 지지를 보낸다.
사랑은 대체로 .. 자신은 한 가지도 달라지지 않으면서 상대방으로부터만 변화되기를 바라는 .. 어떤 대상이 내게로 오기 만을 기다리는 데, 이 경우 이뤄진다 하더라도 재양이 될 수 있다나. 그리고 강렬히 바라면 그대로 된다고 하네. 간절히 발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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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짝사랑을 온전히 할 수만 있다면 그것도 행운이다라는 대목을 읽으면서.. 시간 돈 다 들지 않으면서 자신의 몸에서 희로애락의 흐름을 살필 수 있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을 느낄 수 있으니 바로 짝사랑이야말로 인생과 사랑의 내공을 수련할 수 있다는 말?? 아... 옛날이여..
하도 공식에 길들여진 세상적 사랑 이벤트.. 즉 기념일에, 이벤트에 길들여진 사랑은 공허하다. 기념일과 이벤트라는 형식이 사랑 자체의 내용을 압도하기 때문이라는데.
사실 나는 결혼한 지 벌써 서른 네 해나 지났건만 그 흔한 부부 여행 한 번을 못 갔었다. 당일치기 말고 숙박 ...여행을 이르는 것이긴 하다. 뿐만 아니라 여지껏 선물 한 번 제대로 받아 본 기억 없는 이 결혼은 정말 무효로 하고 싶은 심정으로 남편과 서로 감정을 흠집 내는 싸움을 했다. 이 나이에도 형식을 운운하는 내가 아닌가 싶어서 잠시 부끄러울 지경이다.
사랑에 수 많은 변곡점들이 있는데 형식 보다는 그 마디들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데이트는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몸을 쓰는 게 좋다. 이를 테면 걷기, 자전거 타기?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를 위로해 주는 말들이다. 왜냐?? 사랑이란 무엇보다 생명의 활기로 표현 되어야 한다는 말에 상당히 공감이 갈 뿐 아니라 요즘 젊은 애들이 엄청나게 돈 돈 쇼핑 선물.. 운운하는 것이 나 또한 내심 못 마땅해 온 터이니. (이 책의 p196-197을 보도록 ...)
그럼 어떻게 사랑하냐고?? 나 만의 특이성이 가미된 고유한 사랑 법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랑은 특히 화폐 권력과 싸워야 하는데.. 사랑이 화폐와 함께 움직이면 누군가를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 되어진다. 즉 사랑도 영시 '양적' 문제로 환원 되어 버린다. 그 순간 사랑은 집착이 된다고 한다.
사랑은 흐름인데 집착은 흐름을 멈추게 하니까 결국 시냇물과 웅덩이의 비유 쯤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이 책의 결론은
사랑과 공부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이다. 지혜가 없이는 사랑도 어렵다. 쉽게 예를 들기를 ... 드라마 '대장금'에서 대장금이는 언제든 공부를 한다고. 연인 나으리를 만난 것도 장서각에서란다. 즉 호모 bookers 로서의 대장금에게는 그 만큼 매력이 넘치고 자신의 미모가 아니라 자신의 지식으로 타인들을 살려내는데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몸 的 표현이라는 것이다. 사랑할 때는 공부를 하라.... 우리 아들 딸들이 이 말을 읽어주기를... 바라며....
208 p ...
십 수 년 함께 살아도 이혼은 한 순간에 올 수 있으나 공부를 하라고.. 돈 쓰며 사랑을 소비로 만 보는 게 아니라 몸으로 사랑을 하라고... 정말 좋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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