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홍대 거리에서

라일락74 2014. 2. 3. 20:01

  2013. 12.19

 

  홍대 거리에서 만난 명자

 

  서울 살면서도 그 유명한 홍대 거리를 처음으로 가게 되었다. 그것도 명자(고2때 내 짝꿍이던 여고동창 김명자)가 맛있는 일본식 우동 사 준다 하기에 기꺼이 지하철 2호선을 탔다. 일본인이 직접 면발을 뽑고 국물을 우리는 집인데 식탁도 몇 개 되지 않는 좁은 공간이었지만 날씨가 꽤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옛날식 난로가 놓여 있는 <가미 우동> 집 門 밖에서 기다리면서 주전자에서 끓고 옥수수차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명자와 남상학선생님도 함께...  여러 종류의 우동 중 명자가 추천해 준 '미역 우동'을 선택했고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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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차 끓고 있는 난로        겨울밤 들어가고 싶은 정통 일본식
가미 우동집 
  미역 우동 

 

 

  생각보다 엄청 넓고 화려한 홍대 거리는 정말 외국인들에게 조금도 손색없는 관광명소인 듯.  음식값이 무척 싸고 각종 개인공연 및 기타 볼거리도 많다. 센스와 기발함이 넘치는 이름을 가진 음식점들도 많다. 왜 젊은이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지를 알 것 같다. 겨울밤에도 인파가 넘쳐나는데 날씨가 좋은 봄가을에는 그 인기는 말할 것도 없을 듯하다.

 

  그리고 들른 북까페... 한쪽 면에는 책들이 있어 차를 마시면서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가 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화장실이 무척 이채롭고 너른 공간인 카페에서 또 이야기를 이어간다. 우리가 마신 커피는 솜씨 좋은 바리스타가 만들어낸 카푸치노.. 우동값하고 비슷할 정도로 비싼 가격만큼이나 맛도 좋았다. 돈만 좀 많으면 행복한 중년일 수 있을 거 같다.

 

  명자는 따뜻한 사랑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는 보기 드문 친구다. Les Miserables 를 통독하여 독서의 참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듯..  엄청 긴 대하소설인 '레 미제라블'을 우리말로 잘 번역한 출판사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이 정도 말할 정도면 간행본을 대체로 읽어 보았다는 말이다. 아무튼 모 출판사에서 번역한 것으로 읽으면서 요즘 프랑스의 대문호 '빅톨 위고'에 빠져 있는 친구.. 우리 나이에 이 정도 독서 열정을 지닌 친구라면 괜찮은 삶을 사는 게 아닌가 싶다.

 

  늦은 밤 남편에게 따뜻한 밥을 챙겨 주어야 한다며 발걸음을 총총 집으로 향하는 명자를 뒤로 하고 휴.. 나는 날라리임을 실감하며 지하철에 올랐다. 그리고 선생님께 내 딸들 자랑을 하며 좋은 신랑감을 찾아 달라고 부탁드리는 넉살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