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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발(銀髮)의 추억

지하철공사 佳作(가작) 수상 1971년 4월, 지하철 1호선 착공식이 시청 앞 광장에서 거행되었다. 당시 우리학교 고1 전교생 600여 명은 첫 삽을 뜨는 기공식 축하기념곡인 를 부르기 위해 합창단으로서 이 역사적인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지하철이 뚫린다. 600만 시민의 안전과 평화와 부푼 꿈으로, 지하로 벋어가는 겨레의 70년대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룩해보자’라는 이 노랫말은 땅 속으로 기차가 다닐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상상도 못했던 터라 그저 놀랍고도 신기하여 늘 흥얼댔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5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또렷하게 부를 수 있다. 이후 3년여 공사를 마친 1974년 8월15일, 지하철1호선 개통식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전에 있었던 광복절..

카테고리 없음 2024.08.13

강화 브런치 카페에서

강화에서 브런치를..두어 달 전 조카들인 준식이, 성범이가 자신들의 가족여행에 이모도 같이 가자고 하여 기꺼이 강화도 여행에 동행하였다. 3년 전 갑작스러운 아빠의 별세로 힘들었을 아이들이지만, 여전히 눈물 짓는 자신들의 엄마를 위한 여행인 것도 같다. 혼자 된 엄마를 이모가 와서 좀 위로 겸 말 동무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상당한 연매출을 올려 굉장히 잘 나가는 준식이네 세 식구와 학생들에게 온정과 열강으로 요즘 보기 드문 선생님이자 18개월 아이를 너끈히 혼자서도 잘 돌보는 아빠가 된 성범이와 동생 민영 이렇게 7명이 함께 하는 여행으로 첫번 째 만남의 장소인 강화도 식당으로 향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임에도 강화도는 깨끗하고 한가로워 보인다. 맛있는 식사와 커피 한 ..

카테고리 없음 2024.08.03

단오, 윷놀이@래미안

단오.. 이름도 참 예쁘다. 살랑바람을 타고 초록물 흩뿌린 듯 잎새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내는 5월의 마지막 날 즈음이라 사뭇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니 바깥나들이에 아주 제 격이다. 작년에 이어 송파삼성래미안아파트 부녀회가 주축이 되어 행사가 열렸다. 느긋하게 아침 나절을 보내려는 주민들에게도 일찌감치 아파트 단지 내를 누비는 풍물놀이패의 꽹과리와 북, 장구의 흥겨운 가락이 울려퍼지는 창문 너머로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볼 만한 구경거리가 있다 한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라면 덥석 끼어들기가 망설여지기도 하겠는데, 오늘은 시원한 바람과 옅은 구름이 들랑달랑 잔치를 북돋아 준다. 단오는 여름의 초입에 모내기를 끝낼 즈음인 음력 5월5일에 지내는 세시풍속의 하나로 재액을 막고 풍요..

카테고리 없음 202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