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16일 새벽 아버님 소천새벽 1시50분경, 부스럭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 시각에 다급히 옷을 주섬주섬 입는 남편을 보며 올 것이 왔구나 싶었고,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야 말았다. 언제가 될지 몰라 늘 긴장하고 있었지만 막상 아버님의 별세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난 여름, 할아버지를 면회하던 날 준용이가 물었다. “할아버지는 왜 수학을 좋아하셨어요?”하니, “으응!! 수학은 아주 명쾌한 학문이지.”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계셨으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지녔던 아버님. 97세된 분이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깔끔하게 표현하셨으니 얼마나 또렷한 의식으로 누워만 계셨던가. 그렇기에 손자녀들은 더욱 죄송할 따름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정민이..